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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24]툭하면 밤샘 게임업계 ‘크런치 모드’ 언제까지

YS-Prajna 2017. 5. 25.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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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별 기자

http://news.joins.com/article/21601627


  크런치 모드게임 출시 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집중 근무 형태를 가리키는 업계 용어다. 잦은 야근과 혹독한 업무 강도, 일상적인 수당 미지급 행태 등 게임 업계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대변하는 단어로 부상하고 있다.

  게임 업계의 노동 환경이 유독 열악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게임 산업 성장의 역사와 제품 특성에서 원인을 찾는다. 1990년대 한국 게임 산업을 태동시킨 1세대 개발자들이 부족한 자본과 인력으로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 잦은 야근과 촉박한 개발 일정이 일상화됐단 얘기다. 이런 분위기가 2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서 개발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조직 문화가 형성됐다.
 
  여기에 한국식 ‘빨리빨리’ 문화가 결합해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개발 기간을 짧게 잡는 관행이 자리잡았다.

  이승훈 영산대 게임영화학부 교수는 “미국·유럽의 회사와 달리 한국 게임 업체들은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개발 일정을 짜는 게 보통”이라며 “개발을 지연시키는 돌발 상황은 늘 발생하기 마련이어서 개발 후반부 작업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몰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관행으로 한국이 빠른 속도로 게임 신제품을 내놓고 해외 시장의 인정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산업이 성숙기에 도달한만큼 노동 환경 개선에 신경을 쓸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스토리 창작이나 디자인 등 유난히 예술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는 것도 근무 환경에 영향을 미쳤을 거란 주장도 나온다.
 
  이재홍 숭실대 문예창작과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게임은 종합 문화예술로 불릴 만큼 예술적 창작 요소가 많은 제품”이라며 “개발 과정에서 몰입이 굉장히 중요하고, 이 때문에 고정된 근무 시간에만 일을 하라고 강제하는 것도 다소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넉넉한 개발 기간과 충분한 인력 확보 등 게임업계의 전반적인 여건이 개선돼야 노동 환경이 나아질 거라고 조언한다.

  한편에선 노동 환경을 개선하되, 게임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 입장에선, 산업의 건전성보다 게임의 완성도를 더 신경쓰기 마련이다. 또한, 제품의 광고 기간이나 제작 기간에 민감히 반응하는, 즉 개발 단계서부터 관심갖는 헤비 유저는 총 유저에 비해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물론 게임 구매나 인게임 소비는 이들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고객의 효용을 크게 감소시키리라 보지 않는다. 오히려 게임 출시 후 버그 발생, 서버 불안정, 언밸런싱 등의 문제로 점검(패치)가 길어지는 게 소비자 효용을 떨어트리는 것이다.

  제작 기간이 길어지면, 개발 비용도 따라서 증가하기 때문에 기업은 적정한 제작 준비 기간 동안 착실하게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허나 위에 언급된 것 처럼 예술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고, 끝없는 수정을 거듭해야 되므로 정해진 기간을 맞추기란 정말 어려워 보인다. 가장 큰 문제점은, 신생 기업의 경우(크라우드 펀딩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게임 개발 중에는 '수익'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으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할당량'을 채워 나가기 위해 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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